천도교는 우주의 본체를 「지기(至氣)」라고 합니다. 원래 동양철학에서 우주의 본체를 기(氣)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성리학(性理學)에서는 우주의 정신적 본체를 「이(理)」라 하고 물질적 본체를 「기(氣)」라고 보았습니다. 성리학은 이(理) 또는 기 (氣)를 우주의 본체로 생각하고 태극도설(太極圖說)로 우주 생성을 도식화하고 있습니다. 태극도설은 무극-태극-이기-음양-오행-만물화생으로 도식화하여 「이」 또는 「기」가 우주 생성의 근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천도교의 「지기론」은 이·기 이원론을 극복한 새로운 우주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전에 「지기」를 해석하기를 「지(至)라는 것은 지극한 것이요, 기(氣)라는 것은 허령(虛靈)이 창창(蒼蒼)하여 모든 일에 간섭하지 아니함이 없고 모든 일에 명령하지 아니함이 없으며, 모양이 있는것 같으나 형상하기 어렵고, 들리는 듯하나 보기는 어려우니, 이것은 또한 혼원(渾元)한 한 기운이니라」고 하였습니다.

지(至)는 극(極)을 의미하며 그것은 무극(無極)의 뜻이므로 우주의 근본을 말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기(至氣)는 허령(虛靈)으로 우주에 편만하여 어느 일에든지 간섭하지 않음이 없으며 어느 이치에든지 명령하지 않음이 없다는 것입니다.

동양철학에서는 「기(氣)」를 물질적 본체로 생각했지만 「지기(至氣)」는 물질적 본체로 머물지 않고 영적 정신적 본체로서의 의미를 포함한 우주의 궁극적 본질로 설명된 것입니다. 여기서 「 기」철학의 「기」와 동학의 「지기」는 같으면서 같지 않습니다.

지기는 관찰대상으로서의 「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객관화할 수 없는 신령한 기화(氣化)의 「지기」로서 한울님의 신령한 기운을 의미하며 모든 창조와 나아가 진화의 근원으로서 우주만유와 사람에게 접령접기(接靈接氣)하는 기화의 신인 것입니다. 한마디로 천도교의 우주관은 이·기 이원론의 수용· 극복일 뿐 아니라 초월적 유일신에 의하여 우주 만물이 화생하였다는 창조론을 수용·극복하고 나아가 진화 론과 그리고 모든 것을 한울님의 조화로 보고 조화는 곧 무위이화(無爲而化)라고 하여 도교적 무위(無爲) 사상까지도 수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천도교의 지기론은 이·기 이원론의 주리설(主理說)과 주기론(主氣論), 또는 유물론과 유심론, 그리고 창조론과 진화론 혹은 무위자연설까지도 이를 수용하고 극복하여 하나로 귀일시키고 통합한 새로운 원리를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요컨대 우주 만유와 만상(萬象)은 한울님의 신령한 기운인 「지기」의 표현으로서 성쇠(盛衰)의 변화와 만화귀일(萬化歸一)의 순환으로 새로운 개벽의 진화와 창조를 이루어 나간다고 보는 것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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