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내천(人乃天)

천도교는 인내천(人乃天)의 진리와 사인여천(事人如天)의 윤리를 내세우고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자유, 평등의 근대적 자각을 깨우치는 인간 주체 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의암성사께서 대신사의 가르침과 그 심법의 중추사상을 「인내천(人乃天)J이라 하여 이를 천도교의 종지(宗旨)로 내세웠습니다. 「인내천」은 「사람이 곧 한울」이라는 말이며, 이는 「천인합일 (天人合一)」 「신인일체(神人一體)」의 진리를 한층 차원을 높여 전개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인간과 신을 따로 떼어 보는 데서 신을 높게 보고 인간을 천하게 여기고 신에 예속시켜 왔습니다. 「인내천」은 종래의 신본위 신중심에서 사람본위 사람중심의 사상적 일대전환을 의미하게 되었 습니다.

천도교의 인간주의는 사람이 곧 한울이라는 「인내천」의 절대적인 진리에 바탕함으로써 유물론과 관념론의 모순되는 양극사상을 극복하고 통합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천도교의 인간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신격화하여 근원적 자유, 평등의 이념을 시현하고자 합니다. 이같은 인간평등은 신에 종속된 평등이나 계급타파의 평등이 아니고 인간을 신의 차원으로 높이는 신인일체의 근원적 평등주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이 한울님을 모신 주체라는 생각에서 모든 가치의 중심에 사람이 있고 사람이 모든 것을 주체적으로 결정하며 역사창조의 주역이 바로 사람 자신이라고 보는 사람본위의 인간 주체사상인 것입니다.

모든 가치의 중심에 사람이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할 때 그것은 신본위이거나 물질본위가 됩니다. 신본위는 신을 주로 삼고 사람을 신에 대한 종으로 관계짓고 사람을 신에 봉사만 해야 하는 무가치한 존재로서 오직 신의 영광과 신의 의지에 귀속되는 예속의 존재로 전락시키게 됩니다. 반면 물질본위는 물질에 인간을 예속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관념론의 정신편중 또는 유물론의 물질 편중은 다같이 인간성 상실의 결함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내천의 인간 주체사상은 물심일원으로 보는 「지기론(至氣論)」의 우주관에 토대하여 정신위주 또는 물질위주의 결함을 근원적으로 극복한 것입니다.

이같은 인간 주체사상은 사람이 모든 가치의 중심이요 최고일 뿐 아니라 모든 행위의 주체가 사람 자신임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주체적 결정이 모든 사회현상의 궁극적 원인일 뿐 아니라 역사창조의 주역이 사람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모든 역사 창조와 사회발전 현상의 원인 행위가 신도 아니고 물질도 아니요 한울님을 모신 사람 자신에 달린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간주체의 가치관과 인간관은 인류 문화 창조의 새로운 이념적 좌표를 보이는 것입니다.

(2)개벽사상(開闢思想)

「개벽(開闢)이라면 암혹과 혼돈에서 천지가 처음 열린다는 뜻인데 천도교의 개벽사상은 대기 (大氣) 변화 이후에 인문(人文)의 개벽을 의미합니다. 세계가 암혹 속에너 헤어나지 못하고 인류의 기성 문화가 막다른 절벽에 달하였기 때문에 일대 변혁을 통하여 타개된다는 생각입니다.
천도교는 역사를 크게 두 시대로 구분하여 지나간 세상을 선천(先天)이라 하고 창도 후 미래의 새 세상을 후천(後天)이라고 합니다. 낡은 선천의 문화가 무너지고 새로운 후천의 문화가 열린다는 뜻으로 후천개벽(後天開闢)을 내세웁니다. 후천개벽은 정신개벽, 민족개벽, 사회개벽을 통한 인간 중심의 문화개벽을 뜻한 것으로 인류문화 전반의 일대 변혁과 새로운 창조를 의미한 말입니다.
이와같은 후천개벽의 역사관과 문화관은 역사의 순환에 따른 천운의 회복으로 새로운 창세기 문화가 열린다는 뜻입니다.

과연 오늘날은 급격한 문화적 변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과거 수천년에 변한 것보다 최근 백여년에 변한 것이 훨씬 더 크다고 봅니다. 과거 수천년 동안 쌓아올린 문명의 높이보다 최근 백여년에 이룩한 문명의 높이가 엄청나게 더 큰 것입니다. 이같은 급격한 변혁은 새로운 역사의 창조와 문화의 일대 전환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천도교는 이러한 개벽사상으로 신인간 창조와 신문화 창조의 새로운 지평을 내다보고 개벽운동의 선구자임을 자처합니다.

(3)보국안민 사상

천도교는 인간 구제의 보편적 진리를 지니면서 동시에 보국안민을 추구하는 민족주의 이념에 투철한 특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대신사는 포덕천하(布德天下), 광제창생(廣濟蒼生)의 이상을 내세우면서 한편 민족의 대선각자로서 아국운수보전(我國運數保全)을 누누히 강조하셨습니다. 천도교 경전에서는 일본과 서양의 한국침략을 경계하고 배격하면서 청(중국)나라의 지배와 침략에 대해서도 단호히 이를 배격하고 있습니다. 천도교는 외세의 침략을 배척하는 데서 민족의식을 싹트게 하고 「보국안민」을 내세움으로써 여기에 동학운동을 주도하게 된 것입니다.

근대 한국 민족사에서 민족주의는 그 흐름이 세 갈래로 나타나 있습니다. ①동학혁명 ② 개화운동 ③척사위정(斥邪衛正)운동 등 세 갈래입니다. 당시 개화운동이 진보적이었으나 외세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민중적 기반이 없었고, 이에 비하여 척사위정운동은 주체적이었으나 수구적 중화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동학운동의 민족주의는 위의 두 가지 한계를 다같이 극복하여 민중적 기반 위에서 진보적이면서 주체적인 근대적 민족주의였습니다.

이러한 천도교의 보국안민사상은 당시 사회에서 소외되었던 민중으로 하여금 외세의 침략을 물리치는 데 앞장서게 하는 민족적 자각의 의식화를 가져왔습니다. 민중이 스스로 나라를 구하는 힘이요 주인임을 일깨운 것입니다. 이리하여 보국안민사상은 민족주체세력 형성의 결집력이 되어 민중에 의한 근대화의 민족주의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추구하게 된 것입니다,

(4)동귀일체 사상

동귀일체(同歸一體)는 사람과 한울이 하나임을 깨닫고 참된 하나의 진리로 돌아가 모든 사람이 하나로 귀일함을 뜻합니다. 나와 모든 동덕이 하나가 되고 나와 겨레와 인류가 하나가 됨을 말하며, 나아가 모든 사람의 마음과 생각이 하나가 되고 하나의 진리로 돌아감을 말합니다.
여러 갈래의 다양한 가운데 조화와 일치점을 찾고 모든 모순과 갈등을 지양하는 통일의 새로운 창조를 뜻합니다. 투쟁과 분열의 역사에서 벗어나 평화와 합일의 길로 나아감을 말합니다. 각자위심(各自爲心)에서 벗어나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이 되어 모든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다양한 가운데 마음가짐이 일치한 목적을 향하여 한마음 한뜻으로 한몸이 됨을 말합니다. 이리하여 동귀일체는 모든 동덕과 자각한 민중의 결집과 단결을 의미합니다.

한편 동귀일체는 천인합일, 개전일체(個全一體)의 원리에서 개인주의와 전체주의의 양극이념을 통합 극복하는 협동의 이념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개인주의와 전체주의의 한계성을 극복하여 자유와 평등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념이기도 한 것입니다.

 

Copyright © 2004 chondobs, all rights reserved.